'부동산 트렌드쇼' 참가 신청한 2400명 대상 설문조사
올 들어 부동산 경기가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을 분양 시즌이 시작되는 다음 달엔 수도권 6만 가구를 포함해 전국에서 9만6000여 가구의 신규 아파트가 공급된다. 10월 분양 물량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가장 많았던 작년 10월 신규 아파트 공급량(4만5609가구)보다 110% 정도 늘었다. 신규 분양이 쏟아지면서 부동산 투자 트렌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본지가 10월 2~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개최하는 '2015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쇼'에 참가 신청한 24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꼴(57.7%)로 "1년 안에 아파트 등 부동산을 살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가장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는 '신규 분양 아파트'를 꼽은 응답자가 22.9%로 1위였다. 1년 전만 해도 같은 질문에 '분양 아파트'를 꼽은 대답은 15%에 그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제도 간소화로 청약 1순위자가 늘고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아파트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신규 분양 아파트가 매력적인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10명 중 8명 "부동산 가격 오른다"
최근 부동산 투자심리가 살아난 이유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보는 수요자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올해 하반기 집값 전망'을 묻는 질문에 77.7%의 응답자가 "보합세를 보이거나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집값이 내릴 것으로 생각하는 응답자는 13.1%에 불과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수급 불균형으로 추석 이후에도 주택 경기 호황이 당분간 이어지고 집값도 강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1년 안에 아파트나 오피스텔, 상가, 토지 등 부동산을 살 생각이 있는지를 물었다. "적극적으로 구입하겠다"는 응답이 22.3%, "구입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35.4%였다. 전체의 60% 정도가 1년 내 부동산 구입 의향이 있는 셈이다. "상황이 나아지면 부동산을 사들이겠다"는 응답도 32.3%였다. "살 생각이 없다"는 응답은 10%에 그쳤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완화와 '집값이 더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초저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것도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실질적인 예금 금리가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를 통해 임대 소득을 얻으려는 수요가 많은 것이다. 실제 '부동산을 사들이려는 목적'을 묻는 질문에 절반 가까운 47.8%(1147명)가 "임대 소득을 얻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자산가치 상승효과를 얻기 위해서"라고 한 응답자는 26%였고, "실제 거주를 위해 부동산을 사겠다"는 응답은 20.7%로 나타났다.
◇"신규 분양 아파트와 상가가 유망"
앞으로 유망한 부동산 투자 상품을 꼽아달라고 묻자 '신규 분양 아파트'(22.9%)에 이어 임대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가·빌딩(22.3%), 주택 임대(18.6%) 순으로 답했다.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서울 강남 3구’(47.8%)를 꼽은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다음으로는 용인·평택·화성 등 수도권 남부 지역을 주목하는 응답자가 22.4%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강남 3구는 하반기에 반포·서초동 등 알짜 입지에 분양하는 재건축 아파트가 많고, 평택이나 화성은 교통망 개선이나 대기업 투자 같은 개발 호재 덕분에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 수요자들은 집을 사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거품 낀 집값’(36.0%)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주택 구매자금 마련’(28.8%)과 ‘불투명한 국내외 경제 상황’(22.7%)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난과 금리, 정부의 정책 방향 등이 향후 부동산 경기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센터장은 “전세난에 쫓겨 집을 사는 사람이 많은 요즘, 전세시장 안정화가 부동산 경기를 가늠하는 주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